수원시가 조례 제정 및 민간협의체 구성으로 더욱 촘촘한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여기 다함께돌봄센터(이하 센터·센터장 조인희)는 돌봄이 필요한 어린이와 부모들의 고충을 덜어 주는 곳이다.

► 수원시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 전경.

권선구 호매실지구내 휴먼시아 16단지 아파트 가운데 위치한 ‘수원시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

아침부터 삼삼오오 아이들이 모이더니 오전 11시가 되자 20명 이상이 다함께 ‘음악줄넘기’를 하기 시작했다.

줄넘기를 잘하든 못하든 실력(?)은 아이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듯 했다.

► 아이들이 방학중 프로그램으로 음악줄넘기를 하고 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안전한 시설에서 활동하는 자체로 얼굴에 웃음이 피었다.

당초 이 곳은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이었다.

주민들에게 동의를 받아 탁구장 등 운동시설로 활용되던 180㎡ 규모의 면적을 리모델링, 지난해 8월말부터 센터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개교기념일은 학교가 휴업한다’는 사실을 모르던 초보 학부모들이나 부모가 퇴근할때까지 학원을 전전하던 아이들이 센터를 이용할 수 있었다.

► 돌봄교사와 아이들이 놀이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방학기간은 오전 9시부터(학기중 오전 10시) 오후 7시30분까지 아이들을 돌본다.

한창 배고플 아이들에게 간식을 챙겨주고, 스케줄에 맞춰 학원을 보내고, 숙제도 봐주고, 흥미에 따라 다양한 특별활동도 제공한다.

인근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센터에 맡긴 김선미씨는 “학교 돌봄교실은 입학 때부터 1년 내내 대기 1번이라 기약이 없었는데 센터 덕분에 아이를 맡기고 맘 놓고 일할 수 있기에 다행” 이라며 “늦게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으니 퇴근길에 차가 막혀도 불안하지 않고, 아이도 잘 적응해 센터 이용을 즐거워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인희 센터장은 “센터는 맞벌이나 다자녀가정 등이 필요한 틈새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민들의 배려와 애정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자원봉사도 이어져 마을단위 소규모 돌봄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민선7기 염태영 시장이 약속한 사업 가운데 하나다.

시는 돌봄이 필요한 일반가정을 위해 만 6세~12세 아동을 상시 돌보며 방과 후 학습프로그램과 체험활동 등을 지원하는 센터를 설치·운영, 호매실 16단지에 30명 규모의 1호점을 열었다.

취약계층 아동이 우선 입소하는 지역아동센터와 달리 센터는 소득과 무관하게 저학년이나 맞벌이, 다자녀 가구 등이 우선된다.

이들은 급·간식비만 내면 별도의 비용없이 돌봄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1개소당 국비 7천만원, 시비 5천만원을 지원하고 운영비는 자부담토록 계획했지만, 시는 양질의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시비 8천만원을 추가로 지원해 시설비 외에 운영비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쾌적한 돌봄환경은 물론 서비스 질도 높이기 위한 결단이다.

시는 2022년까지 센터 20곳 설치를 목표로 올해 상반기 2곳과 하반기 4곳 등 총 6곳을 추가·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돌봄공간으로 활용할 공공시설 등 유휴공간을 확보하는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공동주택단지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경인지방통계청이 2019년 10월말 발표한 ‘최근 10년간 수원시 인구 사회학적 특성 변화’에 따르면 수원시(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의 2018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0.99다.

이는 초저출산의 인구절벽 위기를 실감하는 수치다.

이 조사에서 시민들은 저출산 원인으로 자녀 양육비 부담(30.7%)과 일·가족 양립 여건 및 환경미흡(24.4%)을 꼽아 저출산과 양육문제가 매우 밀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 경우 초등생들을 위한 돌봄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2018년 기준 초등학생은 6만8천명이지만 초등돌봄교실과 지역아동센터, 기타 돌봄기관 등 공적돌봄의 혜택은 불과 9.7% 수준만 받을 수 있었다.

이에 시는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돌봄사업을 아우르는 돌봄생태계 구축으로 공백을 메울 목표를 세우고 그 방안을 구체화했다.

지난해 7월 ‘수원시 다함께 돌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돌봄을 더욱 체계화했고, 9월에 민간 전문가와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수원시지역돌봄협의체를 구성해 돌봄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2020년 중점 추진하는 온종일 돌봄 생태계 구축으로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지역아동센터 ▲소득에 상관없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다함께돌봄센터 ▲양육 공백 가정에 아이돌보미가 찾아가는 아이돌봄지원사업 ▲지역 내 돌봄 공동체 조성을 위한 공동육아나눔터 ▲학교 유휴시설을 활용한 마을교육공동체 수원형마을학교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지역내 작은도서관을 활용한 아이돌봄 독서문화프로그램 등을 추진한다.

염태영 시장은 “아이들을 위한 돌봄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면 다함께돌봄센터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며 “주민들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