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활복지도우미를 수차례 성추행한 동장(洞長)을 별도의 조사없이 의원면직 처리하고, 사건을 은폐한 시 공무원 4명이 경기도 특별조사로 중징계를 받게 됐다.

도는 “자활복지도우미를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된 동장을 부당하게 의원면직시킨 A시에 기관경고와 함께 사건 은폐에 가담한 공무원 4명을 징계 조치토록 요구했다”고 2월25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A시 B동장은 앞서 2019년 10월 동장실에서 자활복지도우미 C씨(21)의 신체부위를 만지는 등 3회에 걸쳐 성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A시 담당부서가 이를 처음 인지하며 성희롱 예방 담당부서에서 피해 상담절차를 진행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C씨는 이 사건을 계기로 지역자활센터로 근무지를 옮긴 뒤 같은해 12월 퇴사했고 B동장은 사직서 제출과 함께 의원면직 처리됐다.

이에 A시 공무원노조가 감사와 총무부서에 피해사실을 재차 제보했고, B동장퇴직으로 은폐 의혹이 불거지자 경기도 공익제보 시스템과 헬프라인에 제보가 이어지면서 도 조사담당관실이 특별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성폭력 사건의 최초 상담자는 지침 및 매뉴얼을 확인하고 공식적인 처리기구와 절차가 있음을 피해자에게 숙지시킨 뒤 내부에 피해사실을 보고해야 하지만, 담당부서장은 피해자와 면담과정에서 처벌에 따른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해당 부서장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가족이 알게 돼 상처를 받으면 안 되니 고발은 원치 않고 진심어린 사과를 원한다’는 피해자 말을 ‘행정적 처벌까지 원하지 않는다’고 임의해석해 상급자에게 왜곡 보고했고 ‘2차 피해 우려가 있으니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말아 달라’”고 감사부서에 부탁하는 등 공공연하게 사건을 은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시 감사부서와 총무부서는 노조의 제보로 성추행 사건을 인지했고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중징계에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의원면직을 제한해야 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담당부서장의 말만 듣고 가해자 B동장이 사직서를 제출하자 사건을 확인없이 의원면직 처리했다.

도는 특별조사를 통해 이들이 고의적으로 은폐를 조장하거나 이에 협조한 것으로 판단, 비위정도가 심하고 과실 또한 중대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4명 가운데 해당부서와 감사부서 2명은 중징계, 총무부서 2명은 경징계를 요구하고 A시에 기관경고 조치했다.

최인수 도 감사관은 “동료 공무원들이 제식구 감싸기로 부당하게 의원면직된 가해자에게 행정적 처벌을 할 수 없는 점은 안타깝지만, 지금이라도 은폐 가담 공무원들을 처분하게 됐다” 며 “앞으로 이 같은 사례를 철저하게 조사, 적발 시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는 올해 1월 여직원에게 성희롱·성추행을 저지른 공무원을 직위해제와 함께 중징계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