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 Platōn·BC 427년~BC 347년)은 ‘Only the dead have seen the end of war.’(전쟁의 끝은 죽은자에게만 있다.)’고 했다.

전쟁의 참혹상을 말한 것이다.  

인간의 삶과 영혼까지 처참하게 피폐시키는 전쟁은 ‘괴물’이다.     

<투데이경기>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한국전쟁 발발 70년 및 정전(휴전협정) 67년이 되는 2020년, 전쟁의 실상과 육성증언을 통해 6.25한국전쟁을 4회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  

보도순서 ① 6.25한국전쟁 ②UN군 미 스미스 부대, 오산 죽미령 초전 ③한날 떼제사 ‘오산 보도연맹 사건’ ④오산비행장(K-55)은 오산에 없다

②UN군 미 스미스 부대, 오산 죽미령에서 첫 전투를 벌이다

인류가 문명발달과 함께 본격 산업화에 돌입한 20세기(1901년~2000년)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일었다.

대표적으로 제1·2차 세계대전은 상당수 국가들이 양진영으로 갈려 싸운 전쟁이다.

또 스페인내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보스니아전쟁과 같이 이념·종교·인종 갈등으로 비롯된 전쟁도 많았다.

인류역사 동서고금을 통해 전쟁(戰爭)은 엄청난 인명을 앗아가고 산하를 파괴하면서 뼈속까지 파고드는 상흔을 남겼다.

전쟁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비운과 아픔을 고착시키는 괴물이다.

6.25한국전쟁 당시 오산 죽미령은 UN군 미 육군 찰스 스미스 특수부대가 남하하는 북한군과 첫 전투를 벌인 곳이다.

► 6.25한국전쟁 당시 미 스미스 특수부대가가 북한군과 교전을 벌인 오산 죽미령 일대.

‘북괴의 이리떼 38선을 넘으니 자유수호 위해 유엔은 일어나다. 폭력엔 폭력을 다짐하고 달려 온 스미스 특수임무부대 앞장서 죽미고개에 서고 한국군 제17연대 이에 따르니 한·미연합작전의 서막은 열리다. 혈전 6시간15분 피바다 이루고 화선은 낙동강으로 이어지네. 한품은 고혼 이곳에 잠드니 혈맹의 우리 어찌 잊으랴’

오산유엔군초전기념비에 각인된 비문(碑文)은 죽미령에서 장렬히 산화한 푸른눈 이방인 181명의 혼백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UN(국제연합기구)은 세계 16개 나라로 결의한 연합군을 대한민국(남한)에 파병했다.

1950년 6월25일 새벽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38선)을 넘어 불법남침을 감행한 6.25한국전쟁.

► 유엔군 미 스미스 특수부대가 오산 죽미령에서 북한군과 첫 전투를 벌였다.

이 비극적인 민족상잔에 UN군이 자유수호를 위해 참전했고, 미군 최초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가 오산 죽미령에서 북한군과 초전(初戰)을 치렀다.

이른바 1950년 7월5,6일 이틀 낮밤 격전에 격전을 거듭한 죽미령전투.

미국은 한국정부의 지원요청에 따라 극동군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1880년 1월26일~1964년 4월5일) 장군에게 선발대를 보내 사태를 판단하도록 했다.

►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장군

맥아더 장군은 당시 일본에 주둔한 미 제24사단 각 부대에서 병력을 선발, 찰스 B. 스미스 중령이 이끄는 특수임무부대를 편성했다.

1950년 7월1일 부산항에 도착한 스미스 특수부대는 남진하는 북한군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임무를 받고 경부국도로 북상했다.

► 스미스 특수부대가 M-20 로켓런쳐(일명 3.5인치 바추카포)를 겨냥하고 있다.

이어 7월4일 오산 북방 죽미령 일대 양쪽고지에 방어진지를 점령하고 2개 소총중대, 75mm 무반동총 4정, 4.2인치 박격포 4문으로 무장한 부대원 4백6명을 배치하고 물밀듯 내려오는 북한군을 기다렸다.

이튿날 오전 7시 스미스 특수부대는 전차 8대를 앞세워 남하하는 북한군 제4사단을 맞아 선제공격에 나서 127명을 사살하고 전차 6대를 파괴했으나, 끝내 중과부적으로 181명에 이르는 전사상자를 내고 후퇴한다.

► 오산시 내삼미동 소재 유엔군초전기념비(미군 24사단이 1955년 7월5일 오산 죽미령전투에서 북한군과 싸우다 산화한 스미스 특부부대를 기리기 위해 건립된 뒤 경기도가 1982년 4월6일 재건립했다.)

비록 죽미령전투는 비록 ‘승전(勝戰)’이라고 볼 수 없지만 6.25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엔군이 첫 전투에서 북한군의 남하를 2일간 지연시킨 관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꽃다운 젊음을 바쳐 산화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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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7월5일 죽미령에 건립된 UN군초전기념비에서 매년 7월5일 이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며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한편 안민석 국회의원(5선·더불어민주당·오산)과 곽상욱 오산시장은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죽미령전투에서 북한군과 격전을 벌인 미 스미스 특수부대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시민, 각계인사 등과 전방위로 나서 2013년 4월 죽미령 평화공원에 오산유엔군초전기념관이 건립·개관했다.

► 죽미령 평화공원내 오산유엔군초전기념관 전경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오산유엔군초전기념관은 현재 국민, 학생 등에게 체험교육, 전시회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현충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