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주체와 손잡고 소득에 상관없이 무주택자, 장애인, 1인 가구, 고령자 등이 주변시세 80% 수준의 임대료만 내고 살 수 있도록 새로운 형태의 임대주택 공급을 국내 최초로 추진한다.  ·

이는 소득수준에 따른 차별, 비싼 임대료 등 기존 임대주택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손임성 도시정책관은 7월21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도지사가 지향하는 도정철학 ‘공정’을 주택정책에 담아 내기 위해 주거안정과 사회통합을 추구하는 경기도형 사회주택을 도입한다”며 ‘토지임대부 협동조합형’ 시범사업계획을 밝혔다.

► 손임성 도시정책관이 경기도형 사회주택 시번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형 사회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축물은 비영리법인·공익법인·협동조합·사회적기업·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주체가 소유하는 장기임대주택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주택’을 뜻한다.

기존 공공임대주택은 대량의 주택을 저소득층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장점이 있으나 ‘소득기준으로 입주자를 결정, 소득계층별 차별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민간임대주택은 높은 임대료가 단점으로 꼽힌다.

이에 경기도형 사회주택은 이런 기존 임대주택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도민 주거안정과 공급자인 사회적경제주체 육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시범사업은 사회적경제주체가 희망 토지를 제안하면 이를 도가 매입, 소유권 확보 뒤 30년 이상 저렴하게 임대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이다.

임대부지에 사회적경제주체가 주택을 건설,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관리하고 조합원에게 주택 임대를 진행한다.

도는 주택의 60% 이하는 일반공급으로 무주택자에게 공급하고 저소득층·장애인·1인가구·고령자 등 다양한 정책 대상에게 40% 이상 특별공급할 방침이다.

주택운영과 관리는 비영리 사회적협동조합인 입주자협동조합이 맡게 된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 80% 수준으로, 토지임대를 통해 절감한 사업비가 주거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또 장애인과 고령자도 편하게 이용하는 무장애 설계로 이른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설계를 20% 이상 적용하도록 했다.

장애인의 자유로운 활동 보장은 물론 장기거주하면서 고령화하는 입주자들이 주택의 물리적조건 때문에 이주하거나 활동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다.

이 밖에 전용면적은 세대당 60㎡이하, 공동체공간을 전용면적의 10% 이상으로 확보토록 했다.

공동체공간의 용도는 입주자들 의견에 따라 결정된다.

또한 건축설계시 사업자별 창의적인 아이템, 특화서비스, 신재생에너지 등을 적용할 경우 사업자 평가시 가점을 주는 제도도 운영할 예정이다.

사회주택 입주 희망자는 사회적협동조합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신청이 가능하며 조합을 설립해 사회주택 설계에 참여하고 입주 전부터 협동조합내 다양한 공동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공동체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첫번째 시범사업은 경기주택도시공사(이하 GH공사)가 지원할 예정이다.

GH공사는 공동체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한 최소단위로 약 50세대 규모의 사회주택 공급을 추진할 계획으로 현재 사업지 발굴과 입주희망자·공급희망자를 파악하기 위한 사전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0월 민간제안 사업추진 방식으로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1개소당 토지매입비 52억원, 건설비 68억원을 포함한 120억원 가량으로 추산하는 가운데 공공지원은 절반(6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범사업에 투입되는 재원에서 토지매입비는 GH공사 자체재원, 사업비 10%는 경기도사회적경제기금에서 융자할 방침이다.

도는 시범사업과 별개로 사회주택 확산을 위한 주택도시기금이나 GH공사의 출자금 확대 등 다양한 재원방안 마련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7월14일부터 도에서 ‘사회주택 건설을 위해 토지매입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경기도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가 입법예고중이다.

조례는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방안으로 토지 임대, 출자, 보조, 융자 및 공동체 활성화 등 항목을 신설하고 무주택자에게 지원도 가능토록 하고 있다.

도는 9월 도의회와 협의 아래 조례 개정을 마칠 방침이다.

손임성 도시정책관은 “도는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도내 전체에 사회주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며 “사회주택이 기존 공공임대주택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도민들의 주거안정에 도움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사명(社名)을 변경한 이헌욱 경기주택도시공사(이하 GH공사) 사장은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편적 주거 서비스를 위한 경기도 기본주택 정책제안을 발표했다.

이 정책제안은 ‘기존 분양주택 확대만으로 근본적 주거안정 해결에 한계가 있고 소득, 자산, 나이 등 입주자격 제한에 따라 무주택자가 주거안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 이헌욱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이 경기도 기본주택 정책제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헌욱 사장은 “앞으로 주거 서비스는 수돗물 공급과 같이 복지를 넘어 누구나 누리는 보편적 공공서비스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새로운 주거유형으로 경기도형 기본주택을 제안했다.

“경기도형 기본주택은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역세권 등 좋은 위치에 30년 이상 평생을 거주하는 신주거 모델이며, 사업자 측면에서도 최소한의 원가를 보전하는 공급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내에는 475만 가구 가운데 44%에 달하는 209만 가구가 무주택가구로 여기에 취약계층 및 신혼부부 등 약 8% 가구만 정부지원 임대주택 혜택을 받고 있다. 나머지 무주택 가구 36%를 대상으로 하는 주거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경기도형 기본주택이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최선책이다”고 강조했다.

이헌욱 사장은 “무주택자 주거안정을 위해 경기도형 기본주택 대량공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정책 제도개선 사항으로 (1)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해 무주택자 대상 장기임대주택 유형을 신설하고 (2)핵심지역 역세권 용적율을 500%로 상향하고 (3)주택도시기금 융자 이율을 1%로 인하 등 자금조달 방법을 개선하고 (4)중앙 및 지방정부, HUG 등이 출자하는 장기임대 비축리츠 신설을 제안·건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GH공사는 현재 경기도 기본주택의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부지를 모색중인 가운데 분양주택 위주인 기존 사업방식을 임대주택 건설 위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헌욱 사장은 “경기도 3기 신도시 지역내 주택공급 물량의 50% 이상을 기본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향후 보편적 주거 서비스로 경기도형 기본주택이 계속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