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갈곳 없이 복지사각지대에서 생활하던 노숙인이 마침내 희망의 보금자리에 둥지를 틀어 지역사회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오산시 부산동 일원에서 노숙생활하던 A씨가 10년간 노숙생활을 마감하고 시와 후원자가 마련한 보금자리에 입주, 새로운 삶을 시작한 것이다.

►고향땅이 보이는 오산천 상류지점에 폐텐트로 움막을 짓고 노숙생활하는 A씨.

4월26일 시에 따르면 A씨는 인근 화성시 동탄 제2신도시 개발과정에서 생활근거지를 잃고 수원, 화성시 등에서 10년간 노숙생활을 이어가다 2020년 겨울부터 고향땅이 보이는 오산천 상류지점 화성·오산시 경계에 폐텐트로 움막을 짓고 살았다.

►10년간 노숙생활을 청산하고 A씨가 입주한 보금자리.

12월 동절기에 노숙인 안전순찰중 A씨를 발견한 담당공무원들은 안전을 우려해 임시주거 지원을 제안하며 수차례 설득했지만, 10년간 타인의 도움없이 노숙생활에 익숙해진 그는 “어떤 도움도 필요없으니 돌아가라”며 완강히 거부했다.

►담담공무원들이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담당공무원은 올해 1월 매서운 한파가 닥치자 A씨에게 임시로 이불과 겨울침낭을 제공했고, 매일같이 핫팩을 들고 안부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쏟는 정성에 결국 A씨는 닫혔던 마음을 풀고 제안을 받아 들였다.

시는 관련부서와 기관간 연계협력시스템 가동에 나서 희망복지과 생활보장팀, 복지서비스팀, 관할 중앙동행정복지센터, 민간기관 등으로 지원방안을 모색했다.

담당공무원이 A씨와 동행해 증명사진 촬영, 주민등록증 재발급 신청, 거주불명등록 해제, 전입신고, 통장개설, 긴급지원 및 국민기초 신청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또 복지서비스팀은 새로운 거주지 임차료와 목욕비를 지원하고 중앙동행정복지센터는 이불세트, 가재도구, 속옷세트 등을 지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도 팔을 걷어 붙였다.

A씨의 딱한 사정을 접한 주민 K씨가 주거지보증금 100만원을 쾌척했고, 오산시 명예사회복지사로 활동중인 P씨도 입주전 이동목욕차 지원과 이발봉사에 힘을 보탰다.

복지사각지대에 머물던 주민 한명을 지원하기 위해 민·관 협력으로 시청, 동행정복지센터, 후원자, 장기요양기관까지 지역사회 역량이 발휘된 것이다.

이에 10년간 수원, 화성, 오산시 일대를 떠돌던 A씨는 드디어 노숙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A씨는 “사실 그동안 노숙생활이 너무 힘들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도움을 준 시와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시 관계자는 “A씨가 오랜 노숙생활로 도어락 작동법이나 세탁기 사용법 등 기본적 작동법 조차 몰라 반복해서 가르쳐주고 있다” 며 “일상생활이 충분히 익숙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보건복지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시행한 지역복지사업평가에서 2016년부터 5년 연속 복지행정상을 수상하는 등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