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유엔군초전비 등 도내 근대문화유산 12건이 경기도 등록문화재 후보군에 올랐다.

경기도는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활용하기 위해 새롭게 도입한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파주 갈곡리 성당 등 12건을 등록·예고했다.

근대문화유산 12건은 도가 추진중인 경기도 등록문화재 첫번째 후보군으로 도민 의견 수렴 및 전문가 검토 등 심의과정을 거쳐 연번을 매길 예정으로 올해 10월쯤 ‘1호 경기도 등록문화재’가 선정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도는 앞서 20일 경기도문화재위원회 제1차 등록분과 회의에서 통과한 근대문화유산 12건을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5월27일 등록·예고했다.

►파주 갈곡리 성당

12건 가운데 건조물은 ▲파주 갈곡리 성당 ▲파주 말레이시아교 ▲파주 라스트 찬스 ▲수원 옛 신풍초등학교 강당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훈련농장 사일로 ▲오산 유엔군초전기념비와 옛 동판·KSC안내판 등 6건이다.

기타 생활과 산업유물 등은 ▲수원 방화수류정 자개상 ▲수원 화성박물관 소장 일제강점기 근대건축도면 일괄 ▲안산 기아 경3륜 트럭 T600 ▲안산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 ▲안산 목제솜틀기 ▲동두천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소장 한국전쟁 피난민 태극기 등 6건이다.

►파주 말레이시아교(사진 왼쪽은 당시 개통식 장면)

도는 등록·예고된 12건에 30일간 예고기간을 거친 뒤 도민 설문조사,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10월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최종 등록할 예정이다.

이때 1호 등록문화재 등 문화재번호도 정해진다.

앞서 도는 지방정부 지정문화재로 관리하는 전통문화유산과 달리 근대문화유산(만들고 50년 이상 지난 문화유산)의 경우 국가등록문화재에서 탈락시 마땅히 보호할 방법이 없자 지방정부도 등록문화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안을 건의했다.

►동두천 피난민 태극기

2019년 정부가 도 건의안을 수용하면서 도는 조례 개정 등을 거쳐 2020년 9월부터 경기도 등록문화재 선정작업에 나섰다.

‘파주 갈곡리 성당’은 6.25한국전쟁 이후 미군의 지원으로 건립된 많은 성당 건축물과 함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양식이다.

성당주변이 구한말 이후 형성된 신앙마을공동체 모습에서 초기 교회사적으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파주 말레이지아교’는 1960년대 말레이시아 원조를 통해 설립된 다리로 국제협력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상징물.

개통식 사진에서 나타나듯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생활밀접성 등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미군 클럽으로 사용됐던 ‘파주 라스트 찬스’

미군 클럽으로 사용됐던 ‘파주 라스트 찬스’는 건물 정면에 브이(V)자 모양의 기둥, 입면의 수평띠, 임진강변 조약돌을 이용한 아르누보 패턴 모자이크 장식, 바닥의 인조석 물갈기 등 6.25한국전쟁 직후 건립된 이질적 외관을 보존해 미군주둔에 따라 형성된 지역적 특징을 보이고 잇다.

특히 이 건물은 가왕 조용필이 무명시절 노래한 곳으로 알려졌다.

‘수원 옛 신풍초등학교 강당’은 120년 역사를 지녀 수원 최초 근대교육기관인 옛 신풍초등학교 부지내 현재 유일하게 남은 건물이다.

신풍초등학교 역사성을 보여주는 근대 건축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훈련농장 사일로’는 젖소, 돼지, 닭 등의 사료로 사일리지를 저장한 시설(사일로)로 벽면에 한미재단 표식과 함께 농장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1953년 8월 발족해 6.25한국전쟁 뒤 한국의 재건과 농업기술 근대화에 이바지한 한미재단이 부천 소사리에 4-H 훈련농장을 설립했다.

한미재단이 1964년~1979년 해체 때까지 지속적으로 활동했던 증거물이다.

►오산 유엔군초전기념비와 옛 동판

‘오산 유엔군초전기념비와 옛 동판·KSC안내판’ 은 6.25한국전쟁 초기 기습남침으로 후퇴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북한군을 맞아 유엔군 스미스 특수부대가 최초로 전투를 벌이며 수많은 전사자가 희생됐던 죽미령 전투 장소에 건립된 기념비.

기념비 외에 최초 사용된 동판과 KSC(주한미군 전투지원을 맡은 한국근무단) 안내판 등 3점이 6.25한국전쟁의 상흔을 회고시킨다.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수원 방화수류정 자개상’은 희귀하게 수원 화성의 용연, 방화수류정, 화홍문을 소재로 정교한 조각과 회화적 화면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특히 상판의 회화적 문양이 정교하고, 자개상의 네측면과 다리에 드물게 섬세한 문양을 넣었다.

이런 점에서 일제강점기 자개공예문화 일부를 살펴보는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수원 화성박물관 소장 일제강점기 근대건축도면 일괄’은 1915년~1932년 사이 만들어진 문화재 보수관련 근대건축 도면 94점이다.

광화문, 불국사, 경복궁, 흥인지문, 수원화성, 경주 석빙고 등 대한민국의 중요 문화재를 수리하거나 실측하면서 작성한 도면이다.

일제강점기 이뤄진 문화재 수리 내용과 방법 등을 알 수 있기에 등록가치를 인정받았다.

‘안산 기아 경3륜 트럭 T600’은 1960년~1970년대 국내 경제발전과 함께 운송 수단으로 주목받았던 모델로 한국 자동차 산업 및 경제발전의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자료다.

초창기 자동차산업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중교통사와 함께 일상생활사를 엿볼 수 있다.

현재 보존상태도 우수하다.

‘안산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는 1960년~1980년대 경기도 일대 제염산업을 보여주는 실물자료다.

서해안 일대 염전(소래·군자·동주)에서 육지나 바닷가로 소금운반을 위해 직접 사용된 궤도차다.

경기도 해안가의 전통제염산업 특징을 보여주는 희소성 산업유산이다.

‘안산 목제솜틀기’는 현재까지 대부분 전해지는 자동식 솜틀기가 아닌 수동식(발로 디뎌 돌리는 방식)이다.

상표와 명문 등으로 제작처(제작자)를 알 수 있다.

한국 의생활사에서 솜틀문화를 잘 보여주는 일상생활사 관련 유물이다.

‘동두천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소장 한국전쟁 피난민 태극기’는 6.25한국전쟁 당시 1951년 9월 북녘으로부터 탈출하던 피난민이 간직한 태극기를 미군에 전달했고, 이후 미군의 후손이 동두천시에 기증했다.

당시 긴박했던 역사적 비극을 이해하는데 상징성과 역사적 의미가 크다.

이정식 문화유산과장은 “등록·예고하는 문화재는 경기도 등록문화재 도입 이후 최초 선정되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의미가 크다” 며 “지속적 관심과 참여를 통해 도내 근대문화유산을 보호하고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