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입양문화 확산을 위해 2020년 10월 수원에 개장한 경기도반려동물 입양센터(이하 센터)에서 100번째 입양견이 탄생했다.

8월24일 도에 따르면 센터는 도가 직접 운영하는 도심지 유기견 입양기관으로 도우미견나눔센터(화성시 소재)에서 건강검진, 예방접종, 기본교육 등을 받은 유기견을 무료로 입양하는 곳이다.

100번째 입양 주인공은 말티즈 ‘한솔이’.

►J씨 가족이 입양한 '한솔이'를 안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0년 11월 구조된 뒤 평택시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를 받다 도우미견나눔센터로 이송, 보살핌을 받은 한솔이는 앙상하게 마른 몸에 듬성듬성한 털, 적지 않은 나이, 슬개골 탈구 질환까지 지녀 입양신청이 없었다.

도심지 입양센터라면 한솔이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나눔센터는 한솔이를 센터로 이송, 입양을 위한 보호를 받도록 했다.

그러던중 올해 3월 J씨(서울) 가족이 임시보호를 신청했다.

J씨 가족은 올해 초에도 센터의 도움을 받아 입양을 전제로 임시보호(2주)에 참여했지만, 가족 일부와 입양견의 성향이 맞지 않아 고민 끝에 입양을 포기했다.

입양전제 임시보호는 2주간 같이 생활하며 구성원 모두 입양견을 진심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 알러지 등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확인할 수 있기에 센터를 찾은 많은 입양희망 가족들이 참여하고 있다.

J씨 가족은 한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당장 입양하기 보다 보살핌이 필요한 강아지를 돕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렇게 J씨 가족과 한솔이는 인연이 시작됐다.

가족이 한마음으로 한솔이를 돌보며 대화도 늘고 화목해졌다.

한솔이도 이에 화답하듯 날로 건강해졌다.

보기 싫던 털은 풍성해지고 다리에 근육이 붙어 걸음걸이도 편해졌다.

J씨 가족의 응원이 통한걸까?

한솔이에게 입양신청이 들어 왔다.

센터 담당자는 한솔이 입양신청 소식을 전하면서 조심스럽게 입양의사를 물었다.

한솔이가 나날이 건강해 지는 모습을 보면서 담당자도 ‘한솔이가 정말 좋은 가족을 만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J씨 가족은 ‘더 좋은 가족을 만나게 해주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쉽게 입양을 결정할 수 없었다.

논의 끝에 가족 모두 한솔이를 입양키로 뜻을 모았다.

반려견을 키워 본 경험이 없으니 처음엔 무조건 건강한 강아지를 입양해야지 생각했는데 임시보호로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건강하든 그렇지 않든 사랑받아야 하는 귀한 생명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족으로 받아 들이면 끝까지 책임져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겼다.

한솔이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마침내 8월11일 한솔이는 공식 입양절차를 거쳐 J씨 가족에 구성원이 됐다.

가족은 한솔이에게 수술이 필요한 일이 생길 경우에 대비해 적금도 들기로 했다.

J씨 가족은 “견종 특성을 고려, 입양을 결정하면 실패할 확률이 적은 것 같다. ‘반려동물 입양센터’가 견종·개체별 성격을 알려주고 이에 맞는 대처법을 알려줘 큰 도움이 됐다. 반려견을 키워 본 경험이 없는 저희 가족은 ‘입양전제 임시보호제도’가 큰 도움이었다. 정말 자신있었는데 같이 살아보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센터에서는 입양 후에도 입양가족들을 대상으로 교육, 전화 및 방문상담 등으로 입양견들이 새로운 가정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반려견 입양을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마치 아기를 키우는 것과 같다.

영상이나 글로 공부를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만나면 교감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도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입양센터나 도우미견 나눔센터를 방문하면 보호견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1365 자원봉사포털을 통해 자원봉사를 신청하면 나눔도 실천할 수 있다.

도 관계자는 “한솔이가 좋은 가족을 만나 건강과 행복을 되찾을 수 있었다” 며 “반려견 입양을 희망하는 가족은 언제든 반려동물입양센터(전화 546-8488)를 노크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