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가 현행법을 어기고 세마지역에 신축중인 지곳초등학교 건립에 소요되는 172억원 가운데 68억원을 2017년 9월 추가경정예산 및 2018년 예산에 분담·반영키로 방침을 세우면서 편법지원 논란과 함께 비판을 받고 있다.

현행 지방재정상 지방자치단체는 학교 건축비를 지원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오산시당원협의회(위원장 이권재), 국민의당 오산시당원협의회(위원장 최웅수), 오산발전포럼, 오산행정개혁시민연대는 6월7일 “시민들의 혈세가 투입되는 지곶초 건립 예산은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의위원회는 앞서 4월13일 오산시 세마지역 도시개발지구내 지곶초(29개 학급) 신설을 조건부로 승인, 201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예산지원 등을 협의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곶초 건축비 172억원 가운데 교육부(18억원), 사업시행자(18억원), 경기도교육청(68억원), 오산시(68억원)가 각각 분담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시는 건축비 예산지원 규정이 없어 교실이 아닌 부대시설에 해당하는 체육관과 급식시설 건축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4개 단체는 이날 오전 10시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교육부가 중앙투자심사를 통해 지곶초 학교 신설 비용은 오산시가 부담하라는 심사결과를 냈다”고 주장했다.

4개 단체는 “지곶초 신설비용으로 시가 부담해야 할 돈은 70억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결국 잘못된 교육부의 판단으로 시민들의 혈세가 낭비될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는 막대한 시민들의 혈세가 투입되는 상황에 놓였지만 교육부에 재심의 요청은 커녕 지곶초 신설을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며 “대체 무슨 생각에서 누구를 위해 교육부의 결정을 따르려고 하는지 의구심이 생길 정도”라고 비판했다.

반쪽짜리 학교신설 우려도 내비쳤다.

4개 단체는 “교육부가 주장하는 지곶초 신설은 지자체 예산 투입과 더불어 교장도 없는 분교 개념의 반쪽짜리 학교” 라며 “이렇게 되면 지곶초 학생들은 정상적인 교육활동은 커녕 각종 교육혜택을 받지 못할 게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4개 단체는 “정상적인 학교 신설과 시민들의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곶초 추진위원회를 구성, 교육부에 재심의 요청에 나서겠다” 며 “이는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에서 각종 교육혜택을 받게 하기 위함이며 시는 물론 지역 여·야 정치권 모두가 이에 동참해 달라”고 제언했다.

이권재 위원장은 “학교신설을 반대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며 “학교신설은 정부가 책임지는 것으로 지자체가 학교신설 예산을 부담한다면 이는 전국에서 오산시에서 처음으로 발생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권재 위원장은 특히 “2011년 11월부터 신설학교는 4천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이 들어 설 경우 학교신설 인가가 가능한데 시 행정의 잘못으로 문제의 발단이 시작됐다” 며 “이 같은 선례를 남길 경우 전국 지자체의 예산낭비는 물론 난개발에 따른 신설학교가 계속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권재 위원장은 “반쪽짜리 학교와 시민들이 피땀 흘려 낸 수십억원의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협조체제를 만들어 지곶초가 정상적인 학교로 개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산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들도 6월에 열리는 2017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세마지역 도시개발사업 승인과정 및 지곶초 건축비 예산지원 과정 등을 이슈로 다룰 예정이다.

김명철 시의원은 “시가 지곶초 건축비를 지원할 경우 선례로 남아 전국적으로 자치단체가 학교 건축비를 지원하게 될 것이다”고 예산지원을 반대했다.

시 관계자는 “관련법에 따라 학교 건축비를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학교 부대시설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2015년 9월 지곶동 산 171일대 11만285㎡에 지하 1층~지상 25층 아파트 23개동 등 2천50가구 규모의 세마지역 도시개발사업을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