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출신 3代 독립운동가 오희옥(여·91) 지사가 올 연말쯤 고향(처인구 원삼면)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원시 보훈복지타운 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외롭게 사는 오희옥 지사가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소식을 듣고 정찬민 용인시장 등 공직자 3천명이 선뜻 십시일반으로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2017년 3월, 당시 오희옥 지사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제 고향 용인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는 간절한 소원이 알려지면서 정찬민 시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오희옥 지사 고향정착 돕기’에 앞장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해주 오씨 종중이 오희옥 지사에게 원삼면 죽능리 일대 땅 438㎡을 제공키로 했다.

또한 건축, 조경, 토목설계비용은 지역기업 유원건축사사무소와 (주)네이코스엔지니어링, 세화E&C가 재능기부로 부담키로 했다.

아울러 용인시 공직자 3천명이 건축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십시일반 모금에 나섰고 6월27일 정찬민 시장이 해주 오씨 종중 오좌근 회장에게 2천133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유성희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 회장도 회원들이 모은 후원금 100만원을 전했다.

이에 오희옥 지사는 “고향에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 준 종중과 용인시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며 “나라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살아 왔고, 고향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은 꿈이었는데 이뤄져서 정말 감격스럽다”고 기뻐했다.

정찬민 시장은 “오희옥 지사께서 고향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성금모금에 참여한 공직자들에게 고맙다” 며 “3대가 독립운동에 헌신한 가문의 역사는 유래를 찾기 힘든 만큼 호국충절의 고장 용인에 또 하나의 상징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오희옥 지사가 여생을 보내게 될 주택은 8월에 착공, 올 연말쯤 완공될 예정이다.

오희옥 지사는 10살 어린나이부터 2살 터울 언니 오희영 지사(1923년~1970년)와 함께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서 정보수집과 초모공작에 종사했다.

초모공작은 일본군 내부나 점령지역에 침투, 방송을 하거나 전단 배포로 한인사병들을 포섭해 탈출을 유도하는 활동이다.

오희옥 지사는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한편 오희옥 지사의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년~1935)은 1905년 한일늑약이 체결되자 의병으로 투신, 용인과 안성 등지에서 전공을 세우며 활약했다.

이와 함께 오희옥 지사의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년~1967)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