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문책을 우려해 토지주에게 보상금 포기를 종용하는 등 부적절한 행정행위를 저지른 공무원들이 특별조사에 적발됐다.

경기도 감사관실은 5월15일~6월말까지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소극적 업무처리실태 특별조사’를 벌여 31건을 적발했다.

적발된 31건은 ▲도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책임회피적 행태 9건 ▲규정이나 절차를 까다롭게 해석,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행정편의주의적 행태 9건 ▲위험이나 비용을 도민들에게 떠맡기는 자익적(自益的) 업무처리 행태 4건 ▲무사안일, 업무태만 등 적당처리 업무행태 9건 등이다.

도는 적발된 사례에 경중을 따져 징계 8건(8명), 훈계 22건(34명), 시정·주의 29건, 변상명령 4건 등 처분을 해당 시·군에 요청했다.

이천시 A공무원은 문책을 우려, 민원인에게 우월적 지위를 행사한 사실이 적발됐다.

A씨는 2016년 토지소유자가 제출한 토지수용재결 신청서를 법정기한 보다 무려 85일이나 지난 뒤 경기도토지수용위원회에 신청했다.

늦은 신청에 따라 가산금 1천6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게 되자 A씨는 문책을 우려한 나머지 총 3회에 걸쳐 토지주에게 보상금 수령 포기를 종용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토지수용재결 취하 요청서와 재감정 협의요청서 제출을  민원인에게 강요했다.

이에 민원인은 재감정 협의요청서를 제출했고, 재평가 결과 보상금이 당초 보다 2천300만원이 더 책정돼 오히려 이천시에 재정상 손해를 끼쳤다.

도는 A씨를 포함, 팀장과 과장의 문책을 시에 요구하고 2천300만원 변상명령도 내렸다.

또한 광주시 B공무원은 개발행위허가 신청서를 검토하면서 보강토 옹벽 시공이 가능한데 시공이 어렵고 비용도 비싼 철근콘크리트 옹벽 설계를 고집한 사례다.

B씨는 도가 구조적으로 안전하면 보강토 옹벽도 가능하다고 시에 통보한 후에도 구조적 안전검토는 하지 않고 철근콘크리트 옹벽 설계를 고집하며 허가신청서를 반려했다.

도는 광주시에 B씨와 팀장의 문책을 요청했다.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을 민원인에게 떠넘긴 사례도 적발됐다.

군포시 C공무원은 어린이집 폐원으로 반납받은 CCTV의 경우 자신이 직접 수요를 조사한 뒤 다른 어린이집에 재설치하거나 사회복지시설에 기증해야 하지만 이를 폐원한 어린이집이 처리토록 하고 증빙서류 제출까지 요구하다 적발됐다.

도는 군포시에 해당 공무원의 문책과 함께 해당부서에 주의처분을 요청했다.

백맹기 감사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편의상 관례대로 처리하거나 일시적 모면의도로 적당히 처리하는 행정행위로 도민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며 “조사결과를 각 시·군에 알려 소극적 업무처리 관행이 사라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