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이나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복지급여수급 노인이 사망한 뒤 남긴 예금, 전·월세 보증금 등 이른바 유류금품 29억원이 그대로 방치되거나 시설업소 통장에 섞여 사용된 사실이 경기도 감사에서 밝혀졌다.

도 감사관실은 앞서 9월4일~10월31일까지 2014년 이후 사망한 도내 복지급여수급 대상자 2천327명의 예금과 임차보증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845명 유류금품 28억9천800만원이 부적정하게 처리된 사실을 적발하고 12월4일 행정조치에 나섰다.

845명 가운데 800명은 재가수급자로 691명은 유류금품(예금) 19억800만원, 임차보증금 8억2천100만원 등 27억3천만원이었다.

나머지 45명은 22개 사회복지지설 입소중에 사망한 복지급여수급 대상자로 예금 1억6천800만원을 남겼다.

현행법에 따르면 사망자들이 남긴 유류금품은 관할 시·군이나 시설이 법원에 신고, 적정한 유산상속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만약 없을 경우 국가에 귀속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 29개 시·군은 ‘상속처리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었고, 사회복지시설도 사망자의 통장을 그대로 방치하거나 상속권자 동의없이 시설통장에 입금해 운영비 등으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도는 사망자 유류금품을 방치한 29개 시·군에 처리방안을 세우도록 요청하고, 부적정 유류금품 사용으로 적발된 10개 시설은 환수조치와 함께 적정한 유산처리 절차를 밟도록 조치했다.

부적정 처리사례로 가평군에 위치한 A장애인복지시설은 사망자 5명의 소유 계좌 잔액 1천200만원을 시설명의로 된 ‘사망자 보관금’ 통장에 별도로 관리하고 있었다.

또 양평군 B장애인복지시설은 장례와 관련없는 시설차량 주유비와 입소자 간식비 76만원을 장례비 명목으로 사망자 예금에서 지출했을 뿐 아니라, 잔액 281만원을 임의로 시설회계로 입금하는 등 부적정한 회계처리를 했다.

용인시 등 4개 시·군의 5개 시설도 사망자 6명의 소유 예금 2천313만원을 임의로 시설회계에 입금했다.

동두천 C시설은 사체인수거부서를 근거로 사망자 11명의 보유예금 4천495만원을 시설 후원금으로 입금·사용하다 적발됐다.

이 밖에 파주시 등 7개 시·군 7개 시설은 사망자 22명의 소유예금 8천429만원을 상속절차에 따라 처리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었다.

백맹기 감사관은 “복지수급 사망자가 남긴 금품 처리 감사는 도가 전국 시·도 가운에 처음 실시한 것으로 상속절차가 까다로워 알면서도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며 “무연고 사망자의 유류금품 처리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 사망자 유류금품 관리가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